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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은 최 대감에게 아랑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를 한 후에
주왈을 불러
내 그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했을 때 , 그 말이 무슨 의미냐고 물었었지 ?
라고 합니다 .
홍련의 말에 주왈이
죽이실 겁니까 ? 라고 묻자
홍련은
아니 . 죽지 않는 아이라 하지 않았어 ? 그 아이의 이름이 아랑이라고 했나 ? 내 그 아이를 취하면
그 아이는 더 이상 니가 알던 아랑이 아니게 되지 . 내가 원하는 건 그 아이의 영이 아니야 . 몸이다 .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 몸은 여전히 그 아이지만 , 그 안에 든 것은 내가 될 것이야 . 어차피 그 아이는
니 것이 될 수 없어 . 끊어 내렴 .
이라고 말하면서 주왈에게 제물을 바칠 때 쓰는 칼을 던지며
더 늦기 전에 깔끔하게 마음을 끊어 내고 오너라 . 고 합니다 .
고민을 하던 주왈은 보름달이 뜬 밤 , 홍련에게
마음이란 것을 끊어 내고 오겠습니다 .
라고 말하고 아랑을 죽이러 갑니다 .
아랑을 죽여 봐야 도로 살아날 것이라는 것은 홍련도 알고 주왈도 아는 일이지만 ,
홍련이 요구하는 것은
아랑의 심장에 또 다시 비수를 찌름으로써 아랑에게 가 있는 주왈의 마음을 거두라는 겁니다 .
잠든 아랑 앞에 선 주왈은
할 수 있다 . 부인의 말이 맞다 . 끊어 내야 내가 살 수 있다 . 어차피 갖지 못할 아이 . 아무것도 아닌
아이다 . 백 번을 죽여두 다시 살 수 있는 아이다 . 망설일 이유가 없다 .
라고 생각을 하며 비수를 빼어 들고
해야 한다 ! 처음도 아니지 않는가 ! 라는 결심을 하면서
칼을 높이 들지만 , 결국 아랑의 가슴에 비수를 꽂지 못합니다 .
아랑을 사랑하게 된 주왈은 아무래도
제가 윗글에서 적은 거와 비슷한 상황에서 그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
아랑을 죽이지 못한 주왈은 홍련의 앞에 주저앉으면서
제가 왜 이러는 겁니까 ?라고 묻습니다 .
아버지 이 부사가 왜 자신을 이상한
집 안으로 시집을 보내려 했는지 모르겠다며
아버지가 정말로 최 대감에게 붙어서
잘살아 보려 했던 걸까하며
기억이 없음에 아비마저 서러워하는 아랑의 모습에
은오는 월하일긔(월하일기 = 이서림의 일기장)를 아랑에게 건네줍니다 .
그 일기장 안에 쓰인 주왈을 연모해서 이서림이 쓴 시들을 보면서
아랑은 자신이 스치듯 지나가면서 본 주왈에 한눈에 반하였음을 기억해 냅니다 .
제가 윗글에서 예상한 거처럼 ,
주왈의 첫인상이 너무나 강렬했기에 , 아랑은 아비 이 부사에게 최 대감 집에 혼담을
넣어 달라고 했던 것인데요 .
아랑이 그러한 사실을 기억해 냈다고 은오에게 말을 하자
은오는 아랑이 일전에 했던 말 , 이서림은 이서림이고 아랑은 아랑일뿐이라고 했던 아랑의 말이
말이 되는 소리면 좋겠다고 하는데요 .
그 말이 뜻하는 건 은오가 아랑을 사랑한다는 말이란 걸 눈치챈
아랑은 아랑사또전 12회 끝까지 은오의 고백을 듣지 않으려 하고
아랑은 은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
이제 아랑에게는 한 달이란 시간밖에 남지 않았기에
아랑은 은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피하는 것인데요 .
아랑을 향한 은오와 주왈의 사랑 , 이제는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거로 보입니다 .
제가 왜 이러는 겁니까 ? 라는 주왈의 물음에 홍련은
왜 그러느냐 ? 니가 씌워서 그렇다 . 뭐에 씌웠는지 일러주지 . 어리석은 인간들은 사랑이란
역겨운 말로 부르더구나 . 나는 헛것이라 부르지 .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니까 !
라고 말하면서 방문을 닫아 버리는데요 .
홍련의 말에서 엿보이는 것은 홍련이 사랑으로 인하여 상처를 입었다는 겁니다 .
그렇다면 홍련은 언제 사랑으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걸까요 ?
선녀가 되기 전 , 인간으로 살던 때에 ?
만약 그렇다면 그 사랑에 대한 상처는 그녀가 선녀가 되었을 때 승화되었을 겁니다 .
결국 그녀는 천상에서의 사랑으로 인하여 상처를 입었다는 것인데요 .
그녀가 상처를 입은 가장 큰 이유는 그 사랑 때문에 천상에서 내침을 당했기 때문일 겁니다 .
깊은 시름에 잠긴 거 같은 무영을 보며 상제는 꽃을 따고 있는 복숭아 깎아주는 선녀에게
무연이 말이야 . 내 그때 그리 내쫓은 게 잘못된 걸까 ? 라고 묻는데
선녀는
상제께서는 하셔야 할 일을 하신 겁니다 .라고 답합니다 .
그 대답에 상제는
근데 니가 그 뚱한 표정을 짓기 시작한 게 그때부터잖아 ?라고 하는데요 .
상제의 생각에는 복숭아 깎아주는 선녀도 상제가 용서할려면 용서할 수도 있었던 일 ,
무연이 사랑을 하였다는 이유로 내친 것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하고
그리 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
그렇다면 무연은 누구를 사랑하였던 걸까요 ?
옥황상제 ?
그건 아니었던 거로 보입니다 . 만약 그랬다면 상제는 어떻게 타일러서라도
무연을 설득시켰을 겁니다 .
그렇다면 무연은 누구를 사랑했던 걸까요 ?
무연은 아마도 지상에서는 오라비라서 사랑할 수 없었던
무영을 사랑했던 거로 보입니다 .
그들이 천상의 존재가 되면서 그들이 남매였다는 탈은 벗었다고 볼 수도 있는 거니까요 .
그런데 그 사랑은 육욕이 철철 넘치는 욕정이 가득찬 에로스적 사랑이었던 거로 보입니다 .
천상에서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사랑으로
무연은 천상의 스캔들을 일으킨 거로 보입니다 .
비록 무영은 그의 말처럼 지상에서의 인연도 천 년 전에 끊어 냈기에
무연의 사랑을 받아 주지는 않았겠지만 ,
그런 스캔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상의 질서에는 위협이 되었기에
상제는 무연을 내친 것으로 보입니다 .
결국 그로 인하여 무연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
사랑이라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고요 .
어찌 보면
오라비라서 사랑해서는 안 되는 남자
무반의 최고의 저승사자이기에 사랑해서는 안 되는 남자
무영을 사랑했기에
지상에서도 천상에서도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홍련도 가여운 존재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때는 누이였고 ,
또 한때는 그를 사랑했던 여자이기도 했었기에
무영은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는 믿음을 가진 홍련 .
아랑사또전 결말부에서
무영이 그의 누이였고 그를 사랑했던 여자인
무연과 비극적인 대결을 피할수 없다는 것은 무영의 숙명일지도 모르죠 .
홍련이 아랑을 찌르지 못한 주왈에게 역정을 내면서도 주왈을 당장 벌하지 않은 것은 사랑을 헛것이라고 부르면서도 그 감정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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