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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공주의 남자 5회 샌드위치 사극

by 글벌레 201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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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벌레, 지난주까지 시티헌터를 보느라 공주의 남자를 제대로 보지를 못했습니다. 
공주의 남자 1회 재방송을 얼핏 보고 4회 재방송을 2/3쯤 보았었는데,
공주의 남자 4회 재방송을 보면서 이 드라마가 상당히 재밌는 구조로 짜여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서

SBS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보스를 지켜라"인가를 보이콧하고
공주의 남자 5회를 닥본사하게 되었습니다.

공주를 궐 밖에서 희롱하였다는 죄목으로 김승유를 극형에 처하려는 수양대군은
자신이 수양대군의 딸이므로 승유가 만난 것은 자기라고 밝혀도 괜찮을 거라고
김승유를 만나 말하려던 세령을 잡게 되고

세령으로부터 승유가 궐 밖에서 만난 여인도, 편지를 보낸 여인도
경혜공주가 아닌 세령이었다는 말을 듣고 놀랍니다.

그렇게 놀라고 있는 수양대군에게 세령은 임금을 만나 모든 사실을 밝혀
김승유를 구해 달라고 합니다.

그 말에 수양대군은 그걸 밝히게 되면 세령도, 아비인 자신도
그리고 가족 모두가 죽게 될 것인데 그래도 좋다는 것이냐고 세령에게 묻습니다.
세령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수양대군은 세령에게 그녀는 오늘 여기 온 적도 없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데,

세령은 수양대군 앞에 무릎을 꿇고
"부디 목숨만, 목숨만 살려 주시옵소서. 만약 그분이 잘못 되시기라도 하면 소녀는 살 수 없을 것이옵니다"
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 모습에 수양대군은 애비가 나설 것이니라고 하며,
대신 세령은 다시는 승유를 만나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세령은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으니 승유의 목숨만 살려달라고 하고요.

경혜공주는 아버지 문종에게 사실을 알리고 승유를 구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데,
공주가 문종에게 가려는 그 순간 수양대군이 그녀를 찾아옵니다.

경혜공주는 수양대군에게 죽어야 할 것은 김승유가 아니라
공주를 사칭해 김승유를 농락한 세령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 말에 수양대군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잃은 아비의 한맺힌 칼이
누구를 향할 것인지 생각을 해 보라고 하며
경혜공주의 동생인 세자(후일 단종)의 안위를 빌미로 그녀를 협박해
그녀의 입을 막아 버립니다.

신숙주 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 수양대군은
세령이 울며 김승유의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말하던 모습을 떠올리기는 하지만,
신숙주 등에게 김승유를 참형에 처할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김종서의 사직으로 김승유가 방면된 뒤에
승유의 참형을 상소한 것이 자기 아버지 신숙주란 것을 알게 된 신면은
아버지에게 어떻게 자신의 가장 친한 벗 승유를 참하라고 말할 수 있었냐고 묻는데

신숙주는
승유는 신면의 벗이기 전에 김종서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은 김종서가 아닌 수양대군을 택하였으며 그를 더욱 높은 자리에 올릴 것이라고 하면서요.
그 말을 들은 신면은 마당에서 검을 휘두르며 괴로워합니다.


옥에서 승유를 만난
김종서는 승유가 그가 만난 여자는 공주는 아니였다는 말을 한 이유를 묻지만
승유는 대답을 못 합니다.

승유는 세령을 궁녀로 알고 있고, 그렇기에 세령이 공주를 사칭한 사실이 알려지만
세령이 죽는 것으로 알고 그녀를 보호하려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대답을 하지 않는 승유에게 아버지 김종서는 더 따져 묻지 않고
수양대군을 찾아가 승유를 살려 달라고 하고
그대신 그가 사직하기로 합니다.

수양대군이나 신숙주의 경우에는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서 자기 자식들이
처한 상황에 아플지 슬플지에까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아니 신경이 쓰인다 해도 그들이 권력을 잡는 것이 선순위이기에
그들의 자식의 감정 따위는 무시를 합니다.

그러나 김종서의 경우에는 아들 승유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는 일임에도
승유가 곤란해 하자,
아들의 짐을 김종서 자신이 대신에 짊어집니다.

이런 모습들만 보아도
수양대군이나 신숙주와 김종서는 그 인간 됨됨이부터가 다르구나 하고 확연히 느껴지는데요.

드라마는 그 시대 배경을 문종 때로 합니다.

우리 학교 다닐 때 가끔은 조선 시대 왕의 순서를 외느라 읊조렸을
태-정-태-세- 문-단-세.........에서 빨간 글자 부분을 그 시대 배경으로 하는데요.
문종이 죽은 후 수양대군이 반정을 일으켜 어린 조카의 왕좌를 뺏었던 그 시기를요.

그리고 그 과정을 문종과 수양대군 그리고 김종서 등을 통해 보여 줍니다.
이렇게 보여 주는 부분은 정통 사극에 속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드라마화 했을 때-그 동안 여러 차례 드라마화 되기도 했지만-
사실 너무 잘 알려져 있어서 밋밋하고 재미없는 부분인지 모릅니다.
샌드위치로 친다면 겉을 덮은 식빵이라고 할 수 있죠.
샌드위치에서 안에 들어간 거 빼고 식빵만 먹으면 맛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승유와 이세령이란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가상의 자녀들을 만들고
그 둘이 사랑을 하게 만듦으로써
우리 역사를 그린 사극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차용해 넣습니다.

이 둘의 사랑이 샌드위치를 채울 햄이 되고 야채 샐러드, 계란이 되어서
우리는 이 드라마를 맛있게 먹을 수가 있는 것인데요.

사실 공주의 남자 5회를 보면서 떠오른 것은 등신불(김동리 作)이었습니다.
등신불의 경우
주인공인 내가 스님으로부터 옛날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서 액자 형식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등신불의 경우에는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와 옛날 이야기 속 만적의 이야기는
시대적으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완전히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만,

공주의 남자 같은 경우에는
같은 시점에 서로 이질적인 두 개의 이야기를 진정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버린 
기가 막힌 구조를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은 사극이라고 방영하는 것들이 대부분 퓨전 사극이라고 내세우고
그런 일이라곤 전혀 없었을 것 같은 개연성 없는 허구를 역사라고 방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드라마들의 특징은 사실 사극이라기 보다는 무협 영화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죠.
그런데 
공주의 남자의 경우에는 실제적인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정말 그런 일도 있었을 법도 했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개연성이 있는 허구를
샌드위치의 구미로 삼은 멋있는 사극이라고 보입니다.

정말  불멸의 이순신 이후 오랜만에 보는 정통사극 비스무레로 보는데요.
글벌레, 공주의 남자 닥본사를 추천합니다.

부록 - 문채원도 주체하지 못한 빵터진 여인 본능


경혜공주가 정종(이민우 분)과 혼인을 하는 날,
문종이 쓰러지는 바람에
임금의 쾌유를 빌러 절에 갔던 세령은 동자승 두 명을 만나게 됩니다.


세령이 동자승들에게 
 "스님들 왜 그리 빤히 보십니까 ?"라고 묻는데,
뒤에 있던 동자승이
" 어찌 그리 고우십니까?"라고 반문을 합니다.

그 말에 세령이 좋아하는데
앞에선 동자승이 뒤에 있는 동자승을 엄지로 가르키며
"얘 말 믿지 마! 모든 뜯어먹으려고 알랑거리는 거야!"라고 말을 합니다.

그 말에 세령이
"스님, 왜 자꾸 반말하십니까?"라고 묻는데 ,

"우리 저자 거리 좀 구경시켜 주면 안 돼요? 예쁜 누님이 먹을 거두 사 주면 좋구!"
라고 뒤에 선 동자승이 말합니다.

그러자 앞에 선 동자승이 뒤돌아보며 "거지 새끼"라고 말하더니 세령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저 얼굴이 뭐가 이쁘냐?"하는데 세령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변합니다.

세령은 다시 웃더니 앞으로 걸어 나가 자신을 예쁘다고 말한 동자승에게 손을 내밀며
"가시죠? 스님"이라고 말하고, 
동자승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요.......

예쁘다는 말에 좋아라 하는 문채원 씨의 저 모습! 연기 아닌 거 맞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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