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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구가의 서 24회, 마지막회. 너무나도 낯익은 결말(구가의서 시즌2(외전)을 써 본다)

by 글벌레 201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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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마지막회를 보고는, 이렇게 말하면
혹시라도 만에 하나 (그럴 일은 없다고 여겨지지만) 구가의 서 제작진이 본다면
몹시 기분이 상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어이없었습니다.

얼마나 어처구니없던지, 구가의 서 마지막회 리뷰는 안 하려고 했지만,
어이없었던 점을 기록해 놓는 것도 기록해 놓은 대로 한국 드라마 발전에 도움이 되고,
어떻게 하면 더 재밌었을까를 기록해 놓으면 그 또한 기록해 놓는 대로 
한국 드라마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여기며  구가의 서 마지막회 리뷰를 합니다.

구가의 서 23회는 서 부관이 조총을 발사하면서 끝났었는데요.
그 조총을 맞은 건 여울이었습니다.

여울이의 부상은 치명적이어서 달리 손쓸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여울은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는데요...

죽음을 기다리게 된 여울은 아버지와 무형도관 식구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강치에게 산보를 가자고 해 산속 개울가에 강치 옆에 앉아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여울이 죽기 직전에 강치가 여울에게 꼭 다시 만나자. 기다릴게라고 말하고,
여울이 응이라고 대답을 하는 순간,
제 머리속에는 혹시 이거 극의 배경이 현대로 옮겨지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설마? 30분밖에 안 남았는데? 했었는데요.

구가의 서 배경은 마지막 15분도 안 남겨 두고 현재로 오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강치는 국가 정보원 요원이 된 여울이와 초승달 걸린 도화나무 아래에서
재회를 하게 되고 구가의 서는 끝이 나는데요.

 

저는 구가의 서 결말을 보면서 두 편의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454 

 

하이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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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daum.net

 

첫 번째 영화는 하이랜더인데요.
서기 1500년경,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하이랜더의 주인공 맥클레인은
그가 살던 곳을 지키기 위한 전장에 나가 당시로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 전까지는 스스로가 하이랜더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죽었어야 할 그는 삼 일 만에 배에서 등을 뚫고 지나간 자상의 흔적도 없이 말끔해져서 살아나는데요.
그는 목이 잘리지 않는 한 죽지 않는 불로불사의 하이랜더였던 겁니다.
그는 영생을 가졌기에 현대가 되어서도, 하나도 늙지 않은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요.

영생을 가진 그는 항상 과거의 기억에 괴로워합니다.
그를 가장 괴롭히는 기억은 그의 첫 여자이자 마지막 여자였고 아내였던 헤더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는 헤더와 결혼해 평범한 농부와도 같은 삶을 살았었고,
둘은 사랑했기에 행복했지만, 헤더는 점점 늙어 가고 결국 임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헤더는 맥클레인에게 왜 (늙은 그녀를) 떠나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맥클레인은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녀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부터 임종의 순간까지를 지켰던 맥클레인은 항상 그 기억 때문에 마음 아파합니다.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독일군 손에 죽을 뻔했던 열 살 정도의 어린 소녀를 구해 내기도 하는데요.
어느 틈엔가 중년을 훌쩍 넘겨 할머니가 되어 가고 있는 소녀는 맥클레인 곁을 지키면서 비서 노릇을  
하는데요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 말입니다).

아마도 소녀는 커 가면서 맥클레인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항상 헤더만을 생각하는
맥클레인은 소녀의 사랑을 받아 줄 수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

대충 이런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지는 게 하이랜더라는 영화인데요 .

회장이 된 강치의 방과 강치의 모습은 오마주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맥클레인의 방과 맥클레인의 모습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맥클레인의 방에도 그가 중세에 사용하던 칼과 그 외 그와 관련된 오래된 물건들이 있었고,
맥클레인 또한 부유한 청년 사업가였거든요.
맥클레인도 영원히 산다는 걸 괴로워했고요.
그래서 하이랜더 주제가도 누가 영원히 살기를 바랄까요? 뭐 그런 가사였었죠? 아마도?

글을 쓰면서 검색을 좀 해 봤더니 그 노래는 그 유명한 Queen의 프레디 머큐리가 부른
Who Wants to Live Forever?군요.

노래(OST)를 찾으려던 검색 덕에 사진들도 좀 첨부를 하는데요 ^ ^* 

 

  

 

헤더를 시간에 빼앗기면서, 자신의 스승이자 친구인 라미레즈의 죽음을 보면서,
자신이 구한 그 귀여웠던 소녀가 늙어 가는 걸 보면서 맥클레인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그는 비록 자신은 불로불사의 몸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삶에는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을 겁니다.
그 아픔이, 잊지도 못할 슬픔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아픔이
그로 하여금 늙어서 죽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했을 것인데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141 

 

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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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24회가 떠오르게 만든 또 다른 영화는 진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이랜더의 내용은 아주 잘 떠오르는 반면, 
신기하게도 진용의 내용은 잘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보아야 할 거 같습니다.

제가 진용이라는 영화에서 기억하는 건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입안에 영생의 환약을 넣어 주던 것과
나중에 남자 주인공이 환생한 여주인공이 관광객으로 온 걸 발견하는 마지막 장면뿐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진용의 내용은 하이랜더처럼 실감나게 설명을 드릴 수는 없는데요.
하나 확실한 건
진용이라는 영화는 남녀 주인공의 3000년에 걸친 사랑 이야기라는 겁니다.

영생의 환약을 먹은 남자 주인공은 불노의 몸이 되고,
여주인공은 환생을 거듭하면서 남자 주인공과의 인연을 가지게 되는 그런 내용이었죠.

구가의 서 마지막회, 24회는 딱 하이랜더와 진용을 섞어서 초간략 버전으로 만든 거처럼 느껴졌는데요.
그렇다 보니 그 결말에 어떠한 신선함도 존재하지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영화 하이랜더와 진용을 보신 분들은 모두 저처럼 느끼셨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사실 너무나도 낯익은 결말보다도 더 문제인 건 결말을 참 편하게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강치가 불로불사의 몸이란 걸 생각해 보면 드라마의 배경이 현대까지 올 수도 있었다는 걸
예상 못할 일도 아니었는데요.

저는 드라마 선덕여왕의 결말에 대하여 두 편의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2009.10.27 - [드라마 리뷰] - 선덕여왕 마지막회 - 내가 써봤다.

2009.09.13 - [드라마 리뷰] - 선덕여왕 마지막회 - 미리보기 대공개

위의 이전 글들 중에 두 번째 글에서는 선덕여왕 마지막회가
환생한 주인공들이 모이는 모습으로 끝났으면 어떨까 하는 내용을 적었었습니다.

구가의 서 24회에서 보여준 결말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그리고 너무나도 낯익은
결말이었다는 거죠...

 

강치와 여울이의 해피 엔딩을 바라는 제 마음이 드라마에 대한 제 촉을 저해했던 거 같습니다.
이게 뭐 자랑할 거는 아니지만, 드라마의 진행을 추측하는 제 촉은 상당히 발달해 있거든요.

구가의 서를 보는 내내 저는 드라마에 구가의 서가 결코 나오지 않을 거란 것은 예상을 했지만, 
강치와 여울이가 해피 엔딩이든 비극적 결말이든
그 시대 안에서 마무리가 되지, 현재로 배경이 옮겨지리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구가의 서를 보아 온 분들도 대부분 저처럼
구가의 서 배경이 된 동(同)시대 안에서 강치와 여울이의 해피 앤딩을 바라셨을 거 같은데요.

드라마의 배경이 현재로 옮겨질 거였다면
구가의 서는 진행을 조금 더 빠르게 해서
최소한 구가의 서 마지막회, 그 전부는 현재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진행을 했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동(同)시대 안에서 강치와 여울이의 해피 앤딩을 바라던 시청자들도 벙찌지는 않았을 건데요.

총맞은 여울이가 죽어 가는 모습에 30분 정도 할애하지 말고,
(아니? 무슨 조총 맞은 사람이 웃으며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고 그럽니까?
조총이 새총이나 딱총도 아니고... 이거 완전 코미디였죠.....)

청조가 굳이 조관웅을 죽이는 장면도 넣지 말고,
(이건 완전히 청조가 조관웅에게 은혜를 베푼 거죠. 당시 역적들은 죽을 때 죽더라도 그전에 고신은
필수였는데, 그걸 피하게 해 준 거니까요. 그래도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았다고 청조가 은혜를 베푼 건가요?)

이거저거 쓰잘데없는 군더더기들 빼고
마지막회는 온전히 현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올인했어야 합니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진이 하지 않았던 올인을 제가 한 번 해 봅니다.

 

   구가의 서 외전  

 

비록 사람들 틈에 있으면서도 기나긴 세월을 고독 속에서 보내 온 강치였지만 
그는 고독 속에서도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보호하고자 애를 썼다. 

일제 강점기 동안 그는 조선의 사람들을 돕고자 그 빨른 발로 독립군의 군자금을 운반하는 일을 했다. 


그리고 터진 한국 전쟁, 
강치는 소위로 동두천 / 의정부 전선에서 인민군을 막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이곳이 쉽게 무너진다면 죽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목이 터져라 적을 막으라고 외치는 한 사람.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나으리 이순신을 보았다. 
그는 소령님이 아닌 나으리라고 부르며 이순신에게로 달려갔지만, 
이순신이 그를 쳐다보는 순간 이순신이 서 있던 곳에 포탄이 떨어졌다. 

그는 폭발 때문에 움푹 파인 땅에 주저앉아서, 분명히 이곳에 서 있던 
이순신의 모습이라고는 온데간데없는 곳에서 나으리를 외치며 땅을 치고 울었다. 

국군과 연합군이 낙동강 전선 이남으로 후퇴한 이후, 
마치 낙동강 오리알처럼 낙동강 이북에 남게 된 강치와 부대원들은 산속 작은 마을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강치는 그곳에서 몸이 불편한 아버지 담평준을 모시고 조그마한 초가집에서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는 여울이를 보았다.
하얀 저고리와 검정색 치마를 입은 여울이를.........
강치는 이번만은 여울이를 놓치지 않겠다고,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을 했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의 부대원들이 인민군 한 명을 잡와왔다. 
그런데 그 인민군은 뜻밖의 말을 했다. 

그는 이 마을 출신이고 마을 사람들을 피신시키고자 이곳에 왔다고. 
인민군이 오늘밤에 마을을 거점으로 삼기 위하여 
마을을 공격하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일 거라고. 

사방이 인민군 천지이니 피할 곳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강치는 마을 사람들을 지키고자 그의 부대원들과 함께 목숨을 건 전투를 준비했다. 

'이번만은 여울이를 꼭 지켜야 해.'

강치의 굳은 다짐 속에 어둠은 속절없이 다가왔다. 
마을은 비무장 상태일 거라 생각하고 방심한 채 다가오는 
인민군을 향하여 강치는 발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분대 인원에 불과한 강치의 부대원들이 
대대 병력은 될 거로 보이는 인민군을 막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군은 강치 부대원들의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마을을 향해 박격포 포탄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포탄들 중에 하나가 여울이와 담평준이 사는 집으로 떨어졌다. 

그 폭발을 목격한 강치는 여울이의 집을 향하여 정신없이 뛰었다. 
'여울아! 죽으면 안 돼! 살아 있어야 해!'

그러나 강치의 바람은 너덜너덜해진 여울의 시신 앞에서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강치는여울의 주검을 수습하며 그녀를 껴안고 울부짖고, 
그의 울부짖음에 정령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이미 너덜너덜하게 흩어져 버린 그녀를 정령들도 살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울아! 너를 다섯 번이나 놓치는구나! ’
강치와 여울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인 건지 강치는 벌써 여울이를 다섯 번이나 잃었다.
담여울이 그 산, 그 개울가 옆에서 죽은 이후 강치는 여울이를 네 번이나 더 만났었다.

그러나 강치와 만날 때마다 여울이는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고, 강치는 그때마다 번번이 여울이를 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 오늘, 만약에 여울이가 살아만 있었더라면,
그녀의 숨이 붙어만 있었다면, 환생한 여울이는 강치가 전생의 여울이를
신수의 피로 치료한 적이 있다고 해도 살릴 수 있는 여울이었을 터인데........

여울이는 매번 강치가 신수의 피로 치료할 기회조차도 주지 않고 숨을 거두었다.
강치는 고개를 들어 초승달이 걸린 하늘을 보며, 하늘을 원망했다.

다시 여울이를 보려면 또 다시 백 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에
강치는 망연자실해서 눈물마저도 잊고 말았다.

도와주세요!

이제 막 람보르기니에서 내린 강치의 귀에 여울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강치는 여울의 목소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칼을 들고 있었고, 여울이는 권총을 들고 있었지만, 
여울이 총알을 다 발사할 경우 여울은 재장탄을 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기에 
여울이 그들을 아길 수 없다는 건 뻔한 일이었다. 

여울이는 마음속으로 살려 달라고 도와 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녀가 살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녀가 알아낸 정보를 국정원에 전하지 못한다면 

계속되는 여울의 마음속 외침과 총성을 들으며 강치가 여울에게 도착했을 때, 
여울이는 남자 여러 명이 찌른 칼들에 찔려서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강치의 눈동자가 녹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강치는 여울이를 찌르고 있는 놈들을 먼저 처치한 후에 나머지 놈들을 향해 울부짖었다. 
신수의 울음소리에 놀란 공작원 놈들이 다 내뺀 후. 강치는 여울에게로 달려가 여울을 부둥켜안았다. 

여울이의 검은 정장 슈트 밖으로 찢어진 살 더미들이 여기저기서 너덜너덜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여울이를 또 잃어야 하는가? 
"안 돼!" 강치는 여울이를 잃을 수 없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강치는 아직도 반만 인간이었지만, 그는 인간들 사이에 살면서 인간으로 산다는 건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만다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 
그리고 오늘 여울이의 죽음도 또 어찌할 수 없는 일인가 하는 생각에 
강치는 정말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여울아! 너를 또 다시 만나려면 나는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니?"
그런데 들렸다. 너무 얕고 작은 소리이지만 그녀의 숨결이 강치의 귀에 들렸다. 
강치는 공원 바닥 그의 곁에 널브려져 있던 칼들 중에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동맥을 그었다. 
여울이를 향한 그의 마음처럼 동맥에서 솟구치는 피를 여울의 상처마다 듬뿍듬뿍 뿌렸다. 
어느샌가 동맥이 아물면 또 다시 그어서 또 뿌렸다. 

뿌려진 그의 피만큼 많은 정령들이 강치와 여울의 주위에 모였다. 
얼마나 많은 정령들이 모였는지, 그들이 밤을 지워 버려 대낮보다도 더 환해져서, 
너무 밝은 빛에 강치와 여울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너무 깊은 상처에 정신이 혼미한 여울이는 혼수 속에서 꿈을 꾸고 있었다.

한 소년이, 여울이 대신에 개에게 물린 소년이 여울이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

내 이름은 최강치야.

너무 힘없는 여울 자신이 강치를 바라보며,

울지 마, 강치야. 나는 너한테 슬픈 기억이 아니라 행복한 추억이고 싶어. 나는 너한테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었으면 좋겠어. 네가 나를 떠올리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게 내 세 번째 소원이야라고 말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아련하기만 한 거 같은 순간에 여울은 눈을 떴다.
눈을 뜬 여울의 눈동자에 강치가 비쳤다.

"강치야!"
여울이 강치의 이름을 불렀다.
강치는 너무나 놀라고 말았다.

이전에도 다섯 번이나 환생한 여울이를 만났었지만, 여울이가 강치를 알아본 적조차도 없었는데,
지금 여울이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너무 놀란 강치는 

어? 뭐야?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요라고 여울에게 물었다.

그 물음에 강치의 팔에서 떨어져 나온 여울이는
강치를 쳐다보며  

내가 당신을 아나요라고 강치에게 되묻고 있었다.

여울의 그 물음에 강치는 웃었다. 아주 큰 미소를 얼굴에 떠올렸다.
강치의 미소에 여울이도 그녀 자신도 모르게 강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때 멀리서 여울이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 여울아!"
" 여울 요원! ", " 여울 요원!".

남자 셋의 목소리였다.
잠시 후 한 남자가 강치와 여울이 있는 곳으로 뛰어오면서

강치에게 총을 겨누고 국정원 신분증을 보이면서 강치에게 물었다. 

댁은 뭐야? 

강치는 깜짝 놀랐다. 총을 겨누고 있는 그는 곤이었다. 
강치는 곤이 환생해서도 깐깐하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울이 

곤 요원, 이분은 저를 구해 주신 분이예요라고 말을 했다. 

그 말에 겨누고 있던 총을 내린 곤은 저쪽을 보면서 외쳤다. 

부장님, 여울 요원 찾았습니다.

그 외침에 멀리서 달려오는 두 남자를 강치는 볼 수 있었다. 
그들이 다가왔을 때. 강치는 또 놀랐다. 그들은 이순신과 태서였다. 

이순신은, 아니 부장은 주변에 떡실신해 있는 북한 요원들과 널브러져 있는 칼들을 보며 
태서에게 

태서 요원, 다른 요원들을 호출해서 이들을 모두 체포하도록 하게라고 말하더니, 

여울의 곁에 무릎 꿇고 앉더니, 

여울아. 이 아비가 뭐라고 그랬니? 이번 작전에 너는 개입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을 했잖니?
라고 말했다. 
부장의 그 말에 여울은 부장에게 USB 메모리 스틱을 내밀며 

부장님, 아... 아니 아버지, 여기에 그들이 폭탄을 설치한 위치들과 폭탄을 해제할 암호들이 담겨 있어요라고 말했다. 

USB 메모리 스틱을 받아든 부장은 

여울아. 이번 일은 잘한 일이 되었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꼭 이 아비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하더니 

강치를 쳐다보며 

그런데 이 청년은 누구니라고 여울이에게 묻고 있었다. 

너무 놀란 강치가 아무 말도 못하는 사이, 여울이는 

아버지, 이분은 저를 구해 주신 분이예요라고 부장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 말에 부장은 

자네, 내 딸을 구했다니, 아비된 자로서 어떻게 이 마음을...라고 하는데, 
강치는 

나으리! 라고 하며 그때야 입을 열었다.
나으리라는 그 말에 약간 놀라는 표정을 짓는 부장을 보며 강치는 

나으리, 아니 부장님. 지금 저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제가 일간에 곧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부장 이순신에게 인사를 하고 난 후 급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여울아, 백 일만 기다려 줘. 이제 너를 다시 찾았으니, 
내가 구가의 서를 찾아 사람이 되어 너를 만나러 다시 올게. 
나는 너와 함께 늙어 갈 거야. 너의 곁에서 평생 너를 지키면서.

멀어져 가는 강치의 뒷모습을 보며,
부장은 곤과 태서에게

참, 특이한 친구로군. 그런데 말이야. 앞으로 우리에게, 특히 내 딸 여울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 친구란 느낌이 오는군이라고 말을 했고,

달리고 있는 강치, 그리고 여울이와 그들의 머리 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따 큰 맑은 보름달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끝, The End]

 

이 글처럼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로 또 다른 이야기를 해 본 다른 글 링크-

2010.08.08 - [드라마 리뷰] - [ 제빵왕 김탁구 ] 뜨레빵 구일중 명예 회장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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