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을 던진 구마준 |
서인숙에게는 한 가지 놀라운 재주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지 나름대로(?) 머리 써서 하는
악질적인 짓들이 꼭 자기 머리 위로 다시 떨어지게 한다는 점입니다.
사실, 신유경와 마준도 서인숙의 유경에 대한 멸시와 무시가 아니었다면 유경이 마준에게
달라붙을 빌미도 제공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으면 마준과 유경이 결혼하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인숙이 유경에게 못되게 굴므로써 결국 서인숙은 자기가 던진 부메랑에 자기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된 것이죠. 그런데 마준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더니 이 놀라운 재주를 물려받은 거로 보입니다.
유경과의 첫날밤을 위하여 호텔에 투숙한 마준은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유경에게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과 자기가 팔찌를 왜 주었는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해준 이유는 별다르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영화에서 가끔 손에 낸 상처의 피를 악수를 통하여 교환함으로써 우정을 맹세하거나,
또는 어떠한 혈맹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사실 좀 유치해 보이기는 하지만, 마준이 유경에게 자신의 모든 비밀을 말한 것은
마치 혈맹을 하는 것처럼 피가 묻은 손을 내민 것과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준의 모든 비밀, 약점을 안 유경은 앞으로 마준에게 어떠한 일이 닥치려 한다면
분명히 마준의 약점들을 보호하려는 방향으로 행동을 할 겁니다.
결국 그게 유경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일이 될 터이니까요.
그러나 마준의 이러한 행동은 유경과의 혈맹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침을 먹던 서인숙은 마준이 어제도 또 외박을 했냐고 물으며 죽고 못 살 거처럼 난리 피우며 결혼을 하더니
하는 꼴들이 왜 그러냐며 혀를 찹니다. 사실 인숙이 이런 말을 한데는 유경이 미워서라기보다는
자기 아들 마준이 신혼 첫날밤조차도 유경이 아닌 다른 여자와 보낸 것을 목격한 후라, 유경을 안스러워 하는
마음이 좀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유경은 이런 시어머니에게 뜬금없이 마준이 준 팔찌를 내밀며,
< 근데 말이예요. 어머니. 이 팔찌가 어머님 꺼라면서요? 그이가 그러더라구요. 이 팔찌 어머님 꺼라구.
14년 전쯤인가? 아뭏든 아주 오래전에 아래채 정원에서 주운 거라구요. 비가 아주 아주 많이 왔었다구 하던데
그날. 혹시 기억나세요? >라고 말을 합니다.
유경은 이제 서인숙에게 너는 이 집안에서 나 유경과 사는 동안 평생을 내게 약점 잡혀서 내 멸시와
모멸을 받으면서 살 것이라고 선전 포고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인숙아 , 유경이 분가시켜 버려~~).
그렇죠! 마준은 바로 신유경의 손에 이렇게 유경이 인숙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쥐어 주었던 것입니다.
자신의 비밀을 유경에게 이야기한 마준은 유경과 첫날밤을 보내는 대신 자기가 아는 과거(?)의
여자들을 모두 호텔 나이트에 불러다 놓고 무척 흥건한 하룻밤을 보냅니다.
신혼 첫날밤 다음날 분가는 안 된다. 시댁으로 들어오라고 유경에게 말하러 왔던 서인숙마저도
아들의 이런 한심한 작태에 기가 막혀서 차마 눈을 뜨지를 못하죠.......
왜 마준은 이러한 행동을 해야만 했을까요?
그 첫 번째 이유는 유경이 아직도 탁구를 사랑한다는데 대한 마준 나름대로의 응징입니다.
결혼식 때 마준을 평생의 반려로 맞겠냐는 신부님의 질문에 유경이 주저한 것은 아직도 유경이
탁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에 대한 응징을 이따위로 하다니 사실 마준은 어찌 보면
지 애비 한승재보다도 더 한심한 인간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히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마준은 유경은 유경대로 응징을 하면서 그로 인하여 독기가 오른 유경이
자기 엄마 서인숙을 물어 주기를 바랐던 겁니다.
마준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인생을 애당초 구원받을 수 없는 나락에 빠져 있게 만든 것은
엄마 서인숙이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탁구를 사랑하는 원망스러운 유경을 응징하면서 동시에
유경으로 하여금 엄마를 미친 개처럼 물게 만들려는 것이죠.
나름대로는 마준이 머리를 굴린 마준 나름의 이이제이(以夷制夷)책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그러한 마준의 행동으로 독이 오른 유경이 그 다음날 아침 식탁에서 인숙을 공격한 것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킵니다.
그 첫 번째는
큰딸 자경이 옛 기억을 되살려 낸 겁니다.
사실 마준을 뺀다면 서인숙이 할머니를 죽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비밀에 가장 근접해 서있던 것은
자경이었거든요.
관련 글 -
2010/08/04 - [드라마 리뷰] - [ 제빵왕 김탁구 ] 인숙을 협박하는 것은 맏딸 구자경일 수도 ?
자경은 이런 기억을 되살리게 되자 결국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탁구를 돕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정신을 되찾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한 말과 엄마 서인숙이 할머니를 죽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아래에서 고민을 하던 유경은 청산공장으로 탁구를 찾아간 겁니다. 결국 마준은 자기 누나 구자경의
수레바퀴를 굴려 자경이 수레바퀴에 깔리게 만들었던 거이죠.
이로써 마준은 어찌 보면 절대 흔들릴 수 없었던 자신의 우군이었던 큰 누나마저 탁구의 편이 되게 만든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 정도에서 마준이 던진 부메랑이 멈추어 섰다면 다행이었을 터인데
사실 더 큰 효과는...... 마준 자신의 인생 자체를 붕괴시킬 위기까지 오게 한 겁니다.......
구마준, 그의 마지막 기회 |
유경이 자기가 큰마님 홍여사, 자신의 시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을 알게 된 서인숙은
불안한 마음에 한승재를 불러 서재에서 홍여사가 죽던 그날 밤에 대하여 재확인을 합니다.
그날 밤 일을 아는 것은 자신과 한승재 밖에 없지 않냐고?
그런데 인숙과 승재의 대화를 서재에 따라온 구일중이 듣습니다.
그리고 그는 인숙과 승재에게 벼락같은 고함을 지릅니다.
내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두 사람이 어디 있었나?
내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두 사람이 어디 있었어?
절대루, 내 절대루 두 사람 용서할 수 없어! 절대루!
위와 같이 고함을 지르는데요 .
인숙과 승재 그리고 구일중을 마침 집에 들어온 구마준이 목격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상황 언제인가 본 적이 있으시죠? 그렇죠!
제빵왕 김탁구 4회에서 아래채에서 밀담을 나누던 서인숙과 한승재의 대화를 엿듣고
마준이 자신의 피붙이가 아님을 알게 된 큰마님 홍여사가 인숙과 승재에게 화를 내고
그 모습을 마준이 지켜보게 되었던 그 때와 같은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아직은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몸의 반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구일중이 그때의 홍여사처럼
대책 없이 승재와 인숙에게 성을 낸 겁니다.
인숙과 승재는 자신들의 불륜을 알게 되었다는 이유로 결국 홍여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중은, 경위야 어쨌든 승재와 인숙의 살인의 사실, 그것도 일중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인숙과 승재는 또 한 번의 살인의 의지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인숙이 구일중을 진심으로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헌신적인 사랑이 아닌
자기를 위한 사랑입니다. 자기가 있고 나서야 사랑이든 무엇이든 있는 겁니다.
그러므로 현재 자기의 모든 것, 마준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앞에서라면 충분히 구일중을 죽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변수는 바로 마준입니다.
어렸을 때 마준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놀라 그리고 어렸기 때문에
펼져지는 상황을 보기만 할 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를 살려 주고 싶었지만, 그것조차도 뜻대로가 되지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마준은 다 컸고 의지만 가진다면 승재와 인숙의 일중에 대한 살인 의지를 막을 수가 있습니다.
마준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그냥 자신의 비밀과 엄마의 비밀을 품고 실제로는 자신과 아무런 혈연 관계도 없는
구일중이 승재와 인숙에게 죽임을 당하게 내버려 둘까요?
아니면
그래도 자기가 마음으로는 항상 아버지라고 여기고 살아온 구일중을 구하기 위하여
승재와 인숙을 막아설까요?
저는 후자이기를 기대합니다.
그것만이 마준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일중의 친자가 아니더라도 일중이 마준을 버리지 않을 이유가 될,
그의 영혼도 구원을 받을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승재와 인숙을 단죄하고 아버지 구일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탁구와 마준의 후계 경합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에 깨끗히 승복하는 마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제빵왕 김탁구 29회와 30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이만 제빵왕 김탁구 28회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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