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전에 먼저 주지할 것이 있다. 그것은 이 글에서 논하는 것은 드라마 속의 비담이라는 캐릭터이지, 결코 연기자 김남길 씨에 대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 간혹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김남길 씨는 내 최애 배우들 중에 한 명이다. |
어제 선덕여왕 마지막회가 끝났다.
보고 난 느낌은 허탈하기 그지 없지만, 글벌레 솔직하게 드라마에 몰입하여서
그냥 재미있게 끝까지 시청하였다는 것은 밝혀 둔다.
그러나 못내 아쉬운 점이 있어 이렇게 펜(?)을 드니.................
바로 비담의 최후 설정이다.
비담은 자신이 염종에게 속았단 것을 산탁을 통해 안 후 모든 것을 포기한 거처럼
염종을 베고 덕만에게로 향한다.
염종을 벤 거까지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왜 덕만을 향해 가야 했을까?
차라리 산탁에게 여왕에게 전하라는 서신을 주고 자신은 자결하는 것이 오히려 비장미가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비담은 그렇게 하는 대신에 덕만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며 직접 덕만을 만나러 향한다.
그리고 덕만의 본진에 다다르기 위하여 수도 없이 많은 신라 병사들을 죽인다.
그리고 본진에 다다라서도 "덕만까지 삼십보."
이런 식으로 덕만까지의 거리를 세면서 신라 병사들을 마구 죽인다.
비담에게는 자신이 덕만에게 할 말은 하고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지,
다른 사람들 목숨 따위는 관심조차도 없었던 것이다.
자, 시간을 조금만 되돌려 보자.
시청자들은 비담의 이런 모습을 과거에도 본 적이 있다.
20회인가에서 서현공이 을제의 사주로 보낸 자객들에게 덕만이 죽임의 위기에 처했을 때,
홀연히 나타나서
"야, 니네들 다들 이리와 봐!"라고 하면서 덕만을 구하게 되던 비담.
그런데 열심히 시청한 시청자들이라면 기억을 할 것이다.
그때 비담이 덕만을 구하려고 그들을 뒤쫓아 간 것이었나?
아니다!
비담은 자신이 먹던 닭 뼈다귀들을 그들이 엉망으로 흩어지게 해 놓고 지나가서
열이 받아서 그들을 따라가서 모두 베어 버린 것이었다.
이거야말로 사이코패스의 전형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어제 마지막회에서의 비담도 그런 사이코패스 기질을 조금도 버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고 말았다.
김남길 씨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쳐도,
내가 저런 장면을 보고 비장미를 느끼거나 감동을 받아야 한단 말인가?
"덕만, 덕만아 !" 겨우 이 말하고 죽을려고 그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다는 말인가?
내 머리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비담 김남길 씨의 마지막 장면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글벌레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훔칠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상황 설정은 위와 같다.
이것이 김남길 씨의 명연기의 감동이 지속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무협 영화의 특징이 있다.
악인은 죽을 때까지 악행을 하다가 최후를 맞이한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비담은 사이코패스라서 죽을 때까지 사이코패스로 죽어야 했던 것인가?
어쨌든 마지막회까지 애써 주신 연기자들,
이요원 씨, 엄태웅 씨, 김남 길씨에게는 끝없는 찬사를 보내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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