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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구가의 서] 18회 조관웅의 자충수 & (구가의 서 마지막회/결말에서) 함께 죽을 구월령과 윤서화(자홍명)의 슬픈 운명

by 글벌레 201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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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관웅의 자충수  

 

글쎄요?
발정난 수캐 같은 조관웅의 여자에 대한 무한욕정 탓인지
아니면 어디선가 자기가 건드렸던 여자는 아닐까 하는 걱정 탓인지
조관웅은 자홍명의 얼굴을 못 봐서 지랄 발광을 합니다.

강치가 훔쳐 간 지도를 찾는데 조관웅의 힘을 빌리려는
자홍명은 결국 그녀의 얼굴을 조관웅에게 보여 주고,
친구의 여식이던 서화를 따먹으려고 친구를 대역 죄인으로 만들었던
조관웅은 단박에 윤서화를 알아봅니다.

윤서화를 알아본 조관웅은 이제는 자홍명의 얼굴을 본 거 때문에 지랄 발광을 합니다.

궁본회 단주 자홍명이 윤서화라는 사실에 그는 이제 똥 밟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본데요.
(사실 똥은 자홍명이 똥인 게 아니고, 조관웅 지가 싼 똥을 지가 밟은 겁니다.)

자홍명이 윤서화가 아니란 확답을 얻고서야
태서의 노비 문서를 내놓는 것을 보면
조관웅에게 궁본이라는 배후는 상당히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조관웅, 이자가 자홍명의 통역까지 맡고 있는 자홍명의 심복,
재령의 확답을 얻었다고 해서
자홍명이 윤서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은 건 아닙니다.

그는 다만 그 확답을 얻음으로써
윤서화가 그에게 복수할 의지는 없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고,
자기 또한 자홍명에게 옛일로 어떠한 감정도 가지지 않겠다는 확인을 준 거일뿐이죠.

그러나 조관웅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못되는 놈입니다.
강치를 잡아다가 지도를 찾아 달라는 자홍명의 부탁을 들어주는 데 있어서
그냥 강치를 잡아 와 쇠사슬에 묶어 놓아도 될 걸,
(팔찌를 한 상태에서 강치는 인간에 가깝기 때문에 뒤에서 몽둥이로 친다든가 해서
잡아 올 수도 있으니까요.)

사람의 정신을 빼놓은 취헌주, 다섯 잔만 마시면 치사량이라는 취헌주를
강치가 다섯 잔이나 마시게 해서 잡아다가 놓는데요.

 

제 아버님께서는 젊은 시절, 도살장에서 도살되는 소들의 울음을 들으신 적이 있으셨다고 하는데요.
그 울음소리가 귓가에서 사라지지가 않아서,
이후 일 년 이상을 고기를 전혀 드시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게 동물이든 사람이든 살려달라는 울부짖음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조관웅은 자홍명이 윤서화란 걸 알고
심술을 부리려고 강치를 괴로운 상태로 있게 한 후 자홍명에게 보여 준 겁니다.
서화! 네 이년, 네 자식이 저러고 있는 꼴을 보니 어떠냐? 하는 거죠.

조관웅의 심술보는 그 뜻하는 바를 정확히 이루어 
강치의 모습에 강치가 자신의 자식임을 알아본 자홍명은 눈가에 눈물을 짓는데요.

그냥 우연히 짐승의 살려 달라는 절규를 들어도 가슴이 아플 건데
자기 새끼가 괴로워하면서 울부짖는 걸 들은 어미 서화의 가슴은 얼마나 메어졌을까요?

이건 분명히 조관웅의 자충수입니다.
서화는 결국에는 조관웅을 없애고 박태서를 이용하려고 마음을 먹고는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조선 침략의 근거지 마련이라는 목표가 더 급해서 조관웅에 대한
복수를 미루고 있었는데, 이 일로 그녀의 조관웅에 대한 복수는 앞당겨질 거기 때문입니다.

또 이 일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야욕보다 자식에 대한 애정 쪽으로 더 기울 거로 보이기 때문이죠. 

 

   함께 죽을 구월령과 윤서화의 슬픈 운명  

 

이제는 정령들의 보호 대상이 아닌 악령들의 밥이 되고만
구월령에게 악령들이 몰려들어
구월령이 악귀로의 변신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을 때
서화도 뭔가에 놀란 거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그녀는 월령의 존재를 느끼는 거로 보이는데요.
악귀가 되어 모든 기억을 잃을 월령의 머리 속에는
단 하나의 기억만이 남을지도 모릅니다.

서화가 신수로써의 월령을 부정했을 때 천년악귀가 되지 않으려면
서화를 죽이라던 소정법사의 말이죠.

그 기억으로 서화를 죽이려고 서화에게 올 월령.

악귀로 변한 월령의 모습 앞에 선 서화는,
소정법사가 월령에게 주었던 나무칼, 천년악귀가 되지 않으려면 그 칼로 서화를 죽여야 한다고
주었던 그 나무칼을, 월령에게 내밀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그 칼로 조관웅의 얼굴에 상처를 냈었는데요.
왜 궁본 단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던 서화는 그 칼을 소중히 간직해 왔을 겁니다.
그건 그녀를 사랑하던 이가 차마 그녀를 죽이지 못하고 남긴 마지막 물건이었으니까요.

월령에게 목이 졸리고 있을 서화는 월령에게 그 칼을 내밀 겁니다.
그 칼을 보고 희미한 옛사랑의 기억을 더듬어 낸
월령이 서화를 죽이지 못하고 망설일 때
그녀는 월령의 손에 그 칼을 쥐어 주고 그녀의 가슴을 찌르게 할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희생으로 모든 기억을 다시 찾고
신수의 모습을 되찾는 월령.
그가 서화에 대한 모든 사랑의 기억을 되찾았을 때,
자신의 품에 안기어 죽어 있는 서화를 보고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러지 못할 거라고 보입니다.

둘은 그 죽일 놈의 사랑을 가지고 지상에서 영원으로 함께 갈 운명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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