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많이 불러일으키는 드라마입니다.
1997년에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응답하라 1997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가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1997년,
아직은 윈도우 95 컴퓨터를 쓰고 있었고,
여름에는 제주도에 놀러 갔었고,
제 주변의 여자들 중에 한 명을 제가 상당히 짝사랑했었고,
그리고 통신으로만 1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던 여자도 한 명 있었던 때 같습니다.
지금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1997년의 저를 떠올려 보니 대략 그랬던 거 같습니다.
시원이를 좋아하던 윤제는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시원이에게 선물로 주면서
그의 사랑을 고백할 마음을 먹고, 며칠이 걸려서야 자신과 비슷한 강아지를 분양받습니다.
그리고 시원이에게 강아지를 주려는 바로 그날,
형 태웅이가 시원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윤제로서는 자신을 위하여 많은 부분을 희생하며 살아온 형이 시원을 좋아한다는데
차마 형에게 자기도 시원을 좋아한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원이 서울로 올라가기 전 그녀의 생일날.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원의 생일을 축하하게 된
윤제는 시원에 대한 마음을 시원에게 전부 털어놓습니다.
윤제의 말을 다 듣고 난 후
시원은 윤제에게 다시 예전처럼 친구로 지낼 수는 없느냐고 묻습니다.
시원의 물음에 윤제는
사내새끼가 짝사랑하는 가시나한테 구질구질하이 여기 있는 걸 다 털어놨다는 거는
다시는 안 볼 생각인 기라라고 말하고 시원이 한 해 전에 생일 선물로 받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반지를 건네주며 니가 버려라. 친구? 지랄하네라고 말하고 나가 버립니다.
반지가 든 조그마한 선물 상자를 열고 반지를 꺼내들고 울던 시원은
그녀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태웅을 만나게 되고
태웅으로부터도 반지를 선물로 받습니다.
그런데 반지를 받은 시원은 오빠, 저 오빠한테 할 말 있어요라고 하는데
시원이 태웅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생략이 되고 신은 집 안으로 들어선 시은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2005년, 서울.
커피숍에서 우연히 윤제와 마주친 시원은 놀란, 아니 넋이 나간 표정을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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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시원이 태웅을 택했는지 윤제를 택했는지 알려 준 장면이었습니다.
시원의 표정으로 보나 이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 피노키오의 다시 만난 너에게로 보나
노래방에서의 그날 이후 시원은 윤제를 본 적이 없는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시원이 태웅의 마음을 받았었다면
시원이 원하지 않아도, 윤제가 원하지 않아도,
둘은 마주치고 싶지 않아도, 어쩌다 한 번씩은 마주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둘이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것은 시원과 태웅도 만나지 않고 있다는 걸 암시하고요.
또 이제는 대학 교수가 된 태웅을 여학생들이 상당히 따르는데요.
이는 그가 미혼의 인기 교수임을 말해 주는 겁니다.
즉, 그에게는 애인이 없는 걸로 학생들은 알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또한 태웅은 시원과 교제를 하지 않고 있음을 뜻합니다.
시원을 자랑하기를 좋아했던 태웅의 모습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고요.
또 시원과 태웅이 연애를 시작했다면 7년이나 연애를 했을 것이니
그가 애인이 있다는 걸 여학생들이 모를 리 없을 거라는 점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건
태웅이 반지를 줄 때 시원이 할 말이 있다고 했던 겁니다.
아마도 추후에 그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드라마에서 나오리라 여겨지지만,
아마도 시원이 한 말은 태웅이 준 반지를 받을 수 없다는 거였을 겁니다.
그렇게 시원은 태웅이 준 반지는 거절을 하고 윤제가 주었던 반지를 지녀 왔을 겁니다.
2005년, 서울.
방송 작가로 일하던 시원이 토니를 보자 도로 1997 년의 빠순이가 된 거처럼 느껴졌 듯이
2005년, 서울.
윤제를 다신 본 시원은 이제는 윤제를 친구가 아닌 아픈 기억이었던 사랑으로 느낄 겁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이제는 치유하려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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