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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응답하라 1997 12회 성시원 (정은지)이 택한 사람은?

by 글벌레 2012. 9. 3.

응답하라 1997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많이 불러일으키는 드라마입니다.

1997년에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응답하라 1997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가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1997년,
아직은 윈도우 95 컴퓨터를 쓰고 있었고,
여름에는 제주도에 놀러 갔었고,
제 주변의 여자들 중에 한 명을 제가 상당히 짝사랑했었고,
그리고 통신으로만 1년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던 여자도 한 명 있었던 때 같습니다.

지금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1997년의 저를 떠올려 보니 대략 그랬던 거 같습니다.

시원이를 좋아하던 윤제는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시원이에게 선물로 주면서
그의 사랑을 고백할 마음을 먹고, 며칠이 걸려서야 자신과 비슷한 강아지를 분양받습니다.
그리고 시원이에게 강아지를 주려는 바로 그날,
형 태웅이가 시원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윤제로서는 자신을 위하여 많은 부분을 희생하며 살아온 형이 시원을 좋아한다는데
차마 형에게 자기도 시원을 좋아한다고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원이 서울로 올라가기 전 그녀의 생일날.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원의 생일을 축하하게 된
윤제는 시원에 대한 마음을 시원에게 전부 털어놓습니다.
윤제의 말을 다 듣고 난 후
시원은 윤제에게 다시 예전처럼 친구로 지낼 수는 없느냐고 묻습니다.

시원의 물음에 윤제는
사내새끼가 짝사랑하는 가시나한테 구질구질하이 여기 있는 걸 다 털어놨다는 거는 
다시는 안 볼 생각인 기라라고 말하고 시원이 한 해 전에 생일 선물로 받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반지를 건네주며 니가 버려라. 친구? 지랄하네라고 말하고 나가 버립니다.

반지가 든 조그마한 선물 상자를 열고 반지를 꺼내들고 울던 시원은
그녀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태웅을 만나게 되고
태웅으로부터도 반지를 선물로 받습니다.

그런데 반지를 받은 시원은 오빠, 저 오빠한테 할 말 있어요라고 하는데
시원이 태웅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생략이 되고 신은 집 안으로 들어선 시은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2005년, 서울.
커피숍에서 우연히 윤제와 마주친 시원은 놀란, 아니 넋이 나간 표정을 하는데요.


이 장면이 시원이 태웅을 택했는지 윤제를 택했는지 알려 준 장면이었습니다.

시원의 표정으로 보나 이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 피노키오의 다시 만난 너에게로 보나
노래방에서의 그날 이후 시원은 윤제를 본 적이 없는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시원이 태웅의 마음을 받았었다면
시원이 원하지 않아도, 윤제가 원하지 않아도,
둘은 마주치고 싶지 않아도, 어쩌다 한 번씩은 마주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둘이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것은 시원과 태웅도 만나지 않고 있다는 걸 암시하고요.
또 이제는 대학 교수가 된 태웅을 여학생들이 상당히 따르는데요.
이는 그가 미혼의 인기 교수임을 말해 주는 겁니다.
즉, 그에게는 애인이 없는 걸로 학생들은 알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 또한 태웅은 시원과 교제를 하지 않고 있음을 뜻합니다.
시원을 자랑하기를 좋아했던 태웅의 모습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고요.
또 시원과 태웅이 연애를 시작했다면 7년이나 연애를 했을 것이니
그가 애인이 있다는 걸 여학생들이 모를 리 없을 거라는 점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건
태웅이 반지를 줄 때 시원이 할 말이 있다고 했던 겁니다.
아마도 추후에 그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드라마에서 나오리라 여겨지지만,
아마도 시원이 한 말은 태웅이 준 반지를 받을 수 없다는 거였을 겁니다.
그렇게 시원은 태웅이 준 반지는 거절을 하고 윤제가 주었던 반지를 지녀 왔을 겁니다.

2005년, 서울.
방송 작가로 일하던 시원이 토니를 보자 도로 1997 년의 빠순이가 된 거처럼 느껴졌 듯이

2005년, 서울.
윤제를 다신 본 시원은 이제는 윤제를 친구가 아닌 아픈 기억이었던 사랑으로 느낄 겁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이제는 치유하려고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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