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애벌레::書仔蟲::writing_larva

[너무나 짤막한 글] 기쁨 , 번민 그리고 슬픔

by 글벌레 2011. 10. 12.
반응형
 
 저는 한때 습작들을 많이 썼었음을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한 적이 많기에 ,
 제 블로그에 자주 오셨던 분들께서는

 제가 글을 쓰는데 상당한 취미를 가졌었음을 아실 것입니다 .

 그런데 사실 그 습작들 중 많은 것들은 제가 꾼 꿈들을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

 그리고...
 언제인가부터 저는 이야기할만한 꿈들을 꾸지 않았던 거 같은데 ,

 저는 어젯밤 11시 30분에 잠이 들었다가
 새벽 4시 10분에 눈을 떴습니다 .

 그리고 지금 쓰는 이야기는 그 시간 사이에 꾸었던 꿈입니다 . 

   

 

무엇이 그렇게 그와 그녀가 긴 이야기를 나누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

그는 은행에 올 때마다 그녀와 마주 앉는 적이 많았기 때문에
그녀와 이런저런 짤막한 대화들을 주고 받았었지만 ,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대화가 길어졌다 .

그는 은행 마감 직전에
은행에 도착했기 때문에
은행의 셔터는 이미 내려졌고 ,
주변에 그 말고는 고객이란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음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

" 왜 그렇게 생각을 하세요 ?"
그녀는 안경 너머 눈동자에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담고 들뜬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

"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
그의 목소리도 들떠 있었고 , 그는 시간의 연장선 상에서 다른 곳으로 떨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이제는 은행의 직원들도 퇴근을 해야 할 시간이란 것을 못 느끼고 있는 듯 했다 .

시간과 절연이 된 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인 거 같았다 .

" 김 계장 , 오늘 마무리할 거 못했겠어 ? 그런데 오늘 우리 회식해야 하는 날이잖아 ?"
과장의 질문에 그녀는 움찍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그녀가 놀라는 것처럼 그도 꿈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
그런데 과장이란 사람이 그에게도 은행에 자주 오시는 고객이신데 ,
회식에 가지 않겠느냐고 묻고 있었다 .

그와 그녀의 사정을 이해하는 그녀의 동료들은
그녀가 할 일을 안 하고 그와 이야기를 하는 것도 놔두고 ,
그에게도 회식에 가자고 말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

긴 테이블에 그녀의 동료들과 섞여 앉은 그는 상당히 어색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
그와 마주 앉아 있는 초롱 초롱거리는 그녀의 눈빛으로 그 어색함을 지우고 있었다 .

그녀는 마주 앉은 그에게 손을 내밀어 소주잔을 권하고 있었다 .

그와 그녀는 무엇이 그리도 재미가 있는지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기 시작했다 .

얼마나 지났을까 ?
그는 화장실이 궁금해졌다 .

그녀에게 잠시 손을 씻고 오겠다고 말하고
볼 일을 보고온 그는 그녀가 다른 사람과 마주 앉아 
마치 그와 이야기를 할 때처럼 즐거워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

그는 잠시 번민에 빠졌다 .

그가 그녀에게 느꼈던 것은 그냥 착각이었을까 ?
그녀와 마주 앉은 사람에게 가서 그의 자리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까 ?

그렇게 번민을 하던 그는 
그녀와 마주 앉은 사람이 그와 무척이나 비슷하게 생겼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
그냥 식당을 나와버렸다 .

다음번에 은행에 갔을 때 
그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

그녀가 그에게 지난 회식 때 끝까지 함께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었음에도 감사를 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회식 중간에 그가 갔었음을 말하지는 않았다 .

그리고 이후에도 가끔 그녀가
그와 그녀에 대하여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하기도 했지만 ,

그는 그러한 말들보다는
그녀에게 고백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번민에 빠졌다 .

그녀에게 사귀자고 말하고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기도 했으나 ,
그저 고민만 될 뿐이었다 .

그러던 어느날 ,
그가 은행에 갔을 때 과장이 놀라며 말을 했다 .

그의 약혼식 날에 왜 그가 식장에 안 가고 , 은행에 왔냐고 ?

그의 사정으로 평일에 약혼식 날을 잡았다고 해서
동료인 그들은 그녀의 약혼식에 참석하지 못함이 아쉬운 참이었는데라고 .

그 또한 놀라며
그녀의 약혼식이 있다는 호텔로 향해 가고 있었다 .

택시에서 내려 호텔 로비 입구를 향해 걷고 있는 그를 다급히 치는 손길을 느끼며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

그는 놀라고 말았다 .
뒤에는 그와 똑같이 생긴 그가 서서 그에게 그는 누구냐고 묻고 있었다 .

그는 놀라움은 잠시 뒤로 하고 ,
그에게 그는 지금 그가 사랑하는 그녀의 약혼식에 빨리 가봐야 한다고 말을 했다 .

그 말에 그와 똑같이 생긴 그도 ,
" 아니 ? 제가 사랑하는 여자도 그녀인데 ?"라고 말하고 있었다 .

그와 그 , 둘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
그러나 일단은 그들이 아니 그가 사랑하는 그녀의 약혼식을 막고 나서
그와 그에게 도데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하고
호텔로 들어섰다 .

호텔에 들어선 그는 너무 긴장을 했는지 오줌이 마려워서 
그에게 일단은 화장실에 들렸다가 그녀의 약혼식장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

그와 그는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또 다른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

화장실 안에는 그와 그랑 똑같이 생긴 또 다른 그가 검은 정장을 입고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와 그는 그에게 
그는 누구냐고 물었다 .

검은 정장을 입은 그는
" 나는 바로 당신들입니다 ."라고 그와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

그와 그는 그의 말에 놀라고 말았다 .
아무리 생긴 것이 똑같다지만 , 이렇게 마주 보고 서있는 실재하는 그와 그에게
나는 당신들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 .

검은 정장의 그는 그의 등을 쳤던 그를 가르키며 그에게
" 당신은 그녀의 약혼 소식에 너무 깊은 슬픔에 잠겨 이곳에 왔을 겁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그녀에게
고백을 못하는 당신 때문에 매우 슬펐을 겁니다 ."라고 말했다 .

그의 등을 쳤던 그는 어떻게 알았냐며 놀라고 있었다 .
놀라는 그에게 그는
" 당신은 나의 슬픔입니다 ."라고 말을 했고 ,
그 말에 갑자기 그의 등을 쳤던 그의 모습은 희미해지면서 없어지고 있었다 .

그가 없어지는 걸 본 검은 정장을 입은 그는 그에게
" 당신 또한 영원히 존재할 수는 없는 그런 존재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었다 .

그는 그의 말이
그와 사라진 그는 그의 일부란 사실로 이해를 하면서 
검은 정장의 그에게 물었다 .

" 당신이 나의 일부가 아니고 , 내가 그리고 그가 당신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
라고 .

그러자 검은 정장의 그는

" 당신 , 걱정 많고 수심이 가득하던 그날 , 눈물을 흘리며 잠든 날을 기억할 겁니다 .
나는 그날 너무 심한 걱정들 때문에 , 희망만을 보고 살자고 결심을 했습니다 .
그리고 그날 밤에 당신과 그가 나로부터 떨어져 나갔습니다 . 

증명이요 ?

당신과 그는 
고민이 많아서 번민하는 당신이 원래 당신의 모습인 걸로 알고 ,
그는 슬퍼만 하는 그가 원래 자신인 걸로 알았을 겁니다 .

그러나 저는 이렇게 기쁨만으로 충만한 내가 원래 내가 아니란 걸 압니다 .
내가 기쁘기만 한 것은
그 수심이 가득하던 날 밤에 당신과 그를 나로부터 버렸기 때문입니다 .

이게 증명이 될까요 ?

그런데 이제 나는 그녀와 함께 고민도 하고 슬퍼도 해야만 합니다 .
그녀와의 삶에서 오로지 기쁨만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
그녀가 느낄 번민과 슬픔에 나도 공감을 해야만 하니까 ,함께 나누어야만 하니까 ,
나는 당신들이 다시 필요합니다 ."

검은 정장을 입은 그의 말에 그는 자신 또한 희미해져 감을 느끼며 그에게
" 그렇다면 나는 ?"이라고 묻고 있었다 .

희미해져 가는 그의 존재처럼 희미해지고 있는 그의 시야에 그녀의 모습이 환영처럼 떠올랐다 .

이 글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아래 손꾸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꾹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
추천에는 다음 로그인은 필요 없습니다 .
그러나 이왕에 추천해 주실려면 다음에 로그인 후에 추천을 해주시면 더 좋은데요 .....
다음에 로그인 추천은 다음에 로그인 하고 이 글에서 추천을 한다고 되는게 아니고요 .
아래 손꾸락 모양 버튼 오른쪽으로 구독이라고 보이실 터인데 그 구독을 눌러서 다음에 로그인 후에
글벌레를 구독하시면 이 글의 제목이 My View란 탭에서 보일겁니다 .
그 글 제목을 클릭해 뜨는 창에서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 ^*

추천은 제 글이 재밌었다고 보내 주시는 메시지이고
그런 메시지는 글벌레가 글을 계속 발행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되어 줄겁니다 ^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