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애벌레::書仔蟲::writing_larva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 향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 .

by 글벌레 2013. 3. 26.
반응형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응답하라 1997이 끝난 이후

 tvN의 드라마들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나인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습니다 .

 드라마는

 박선우라는 주인공이 현재 시각으로부터

 정확하게 20 년 전으로 여행이 가능한

 향 아홉 개를 얻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

 네팔에서 향을 얻은

 선우는 그 향을 이용해 형을 살리는 일을

 가장 먼저 합니다 .

 형은 젊은 시절 ,

 딸을 가진 미망인을 사랑했는데 ,

 아버지의 반대와 아버지의 죽음으

 그 미망인과 이루어지지 못하자 마음을 잡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다가 죽음을 맞이했었죠 .

 

 

 

선우는 향을 가지게 된 것도 형의 덕이었기에 , 향을 이용해 그 미망인 , 유진과 형이 맺어지게

도와줌으로써 형이 마음을 잡고 살게 과거를 바꾸었는데요 .

과거를 바꾸고 보니 선우가 사랑하던 , 그래서 애인으로 사귄 주민영이 유진의 딸이었던 겁니다 .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바꾼 선우는 애인이던 민영이가 조카가 되어버린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

그는 애인이었던 민영을 기억하기 때문에

조카가 되어버린 민영을 보면서 괴로워 합니다 .

 

선우는

아버지도 살리고 형도 살리고 ,

그리고 뇌종양에 걸린 자신도 살리고 ,

민영도 다시 애인으로 만들 수가 있을까요 ?

 

아버지와 형을 살리는 일은 어찌 보면 간단한 일 같지만 ,

그가 스스로를 살리는 일과

민영을 다시 애인으로 만드는 일은

간단한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

그래서 드라마가 그 과정을 어떻게 풀어 갈지 궁금한데요 .

 

과거가 바뀌어서 선우는 네팔에 간 적도 없는데 ,

선우가 네팔에 가서 20 년 전으로 돌아가 가지고 온 향은 선우에게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선우가 네팔에 간 적도 없다면

향도 없어지는 게 당연한데 , 왜 향은 남아 있는 걸까요 ?

 

드라마에서는 그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을 못한 거로 보이는데요 .
사실 향이 남아 있어야만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

형이 살아 있고 , 민영이가 선우의 조카가 되어버린 바뀐 현재는

그 향을 기반으로 존재 하는 거죠 ?

즉 , 향이 없다면 바뀐 현재도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에 ,
바뀐 현재의 시작점에서 가지고 온 향과 레코드판은 없어질 수가 없는 겁니다 .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드는 망상이.....
과연 시간 여행이란 게 가능할까 하는 겁니다 .

 

간단히 생각을 해보면
만약 1 초라는 게 실재해서
그 1초 동안에 세슘 원자가  9,192,631,770 번 진동하는 거라면

시간 여행은 가능합니다 .

 

그러나 만약 우리가
세슘 원자가  9,192,631,770 번 진동하는 걸

1 초라고 정한 거라면 시간 여행은 불가능합니다 .

 

무슨 말일까요 ?
그냥 말장난이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요 ^ ^*

 

사실은 저는 이 나인이라는 드라마가 응답하라 1997처럼 추억팔이 드라마인지
아니면 시간팔이 드라마인지 아직 명확하게 구분을 못하고 있는데요 ..... 

 

나인 4 회를 볼 때쯤 든 망상으로 저는 오늘 확실하게 시간팔이를 한번 해봅니다 ^ ^*

 

---[선택되지 않은 우주]--------------

 

1 . 현재 , 타임건 도난 하루 전 .

 

MBS를 뉴스를 보던 시청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

비록 초상권 보호와 여인의 나신을 감추려고 모자이크 처리가 되기는 했지만 ,
뉴스 보도는
하늘에서 떨어진 남녀가

걸어가던 두 남녀의 머리 위로 떨어져

머리끼리 부딪혀서

네 남녀가 모두 즉사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내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더욱더 놀라운 건
쓰러진 네 남녀 가운데
하늘에서 추락한 나신의 여인과
염색한 노란 머리에 검은 가죽 잠바를 입은 남자는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

 

"박사님 , 시청자들과 달리 박사님께서는 앞에 놓인 모니터를 통해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영상을 보셨는데요 . 보시면 하늘에서 추락한 여인과 남자가
땅에서 걸어가던 여인과 남자와 얼굴이 똑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하늘에서 추락한 자기 자신과 부딪혀서 죽은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박사님께서는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

 

남성 앵커의 물음에 박사의 얼굴은 갑자기 새빨개지면서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하더니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

 

"당신네들 말이야 ? 나한테 유감있어 ? 그런 걸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을 해 ?
당신은 알아 ? 하늘에서 떨어진 자기 자신과 부딪혀서 죽은 후에 ,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 이런 걸 물어보려면 출연 섭외할 때 진작에 말을
해줬어야지 ! 그랬으면 내가 안 나왔지 ! 나 ! 이거 무슨 망신이냐구 ?
지금 뉴스를 보는 내 제자들은 답변을 못하는 나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느냐고 ?
당신이 책임질 거야 ?"


고함을 치던 박사는 앵커의 멱살을 잡으며 ,


"당신 ! 나한테 왜 이러는데 ?"라고 더 크게 고함을 지르며 앵커를 치기라도 할 양
한쪽 주먹을 치켜드는데 , 그 모습에 놀라서 뛰어온 스태프들에게 잡혀서
박사는 끌려 나갔다 . 그는 끌려 나가면서도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

 

"당신네들 ? 나한테 왜 그러는데 ?"

 

2 . 과거 또는 선택되지 않은 우주 .
 
김경록 .

 

그는 허름한 대폿집에 앉아 이수진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

대학 내내 함께한 수진이었다 .
그런 수진이가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고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

 

이제 졸업을 한지도 일 년이 넘었으니
경록이 수진을 못 본지도 사 백일이 넘어가는 거 같았다 .

막걸리 한 잔을 단숨에 들이킨 그는 수진이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한 날을 떠올렸다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경록은 뒤를 돌아보았다 . 
"경록아 ! 같이 가 !"
그를 부르면서 뛰어오는 수진의 모습이 경록의 눈에 들어왔다 .
너무나 추운 날씨에 수진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입김과 콧김은 수진의 얼굴을 마치 실루엣처럼 만들어
경록의 눈에 수진은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였다 .

씩씩거리면서 다가온 수진은 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고 있었다 .
아마도 경록이를 따라오려고 수진은 있는 힘을 다한 거 같았다 .

"이렇게 추운데 1 교시부터 수업이 있다는 건 고문 같아 !"
아직 고르지 못한 숨결로 말을 하던 수진이는 경록이의 손을 덥석 잡았다 .
"나 너무 춥고 손 시려 . 우리 손잡고 가자 !"
그렇게 말을 하며 손을 잡는 수진 때문에 경록은 당황했지만 ,
싫지가 않았다 .

그렇게 경록과 수진은 손을 잡고 함께 걷기 시작했다 .
수진이는
"경록아 ! 네 손 너무 따뜻하다 !"라고 말을 하더니 ,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경록에게 재잘거리며 이말저말하기 시작했다 .

그러나 경록의 귀에 수진의 말들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
그는 자신의 손을 잡은 수진의 손 ,

그리고 옆에 서있는 수진의 부피감만이 느껴졌다 .

그리고 차가운 바람결을 타고 그에게로 흘러들어 오는 수진의 냄새 .
향수처럼 향기가 나는 무엇인가를 ,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는 샴푸를 한 거 같지도 않은데 ,

차가운 바람결에 실려 오는 수진이의 우윳빛 냄새는

경록으로 하여금
수진이를 사랑하게 만드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

 

막걸리의 텁텁한 뒷맛에서 경록은 수진이의 우윳빛 냄새를 애써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

'수진아 !' , 떠오르는 냄새를 향해 그가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 ,
"앞자리에 좀 앉아도 될까요 ?" 라는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

그 말에 눈을 뜬 경록은 그에게 곱상한 미소를 짓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볼수 있었다 .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 경록은 그녀에게 별로 관심도 가지 않았다 .

"그냥 좀 앉을게요 ."
경록이 대답을 안 하자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 경록의 앞에 앉았다 .

"저도 한 잔 주세요 . 제가 지금 웃고 있지만 , 사실 오늘 저도 댁처럼 속상한 일이
있었어요 ....." 그녀의 말에 경록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 그냥 그녀에게
막걸리 한 잔을 따라 주었다 .

어느 틈엔가 막걸리 병은 비고 , 그녀는 막걸리보다 독한 소주를 시키더니 ,
경록에게도 소주를 권하며 말했다 .
"그냥 한 잔 , 한 잔 마시면서 모든 근심을 술잔에 담아 마셔 버려요 .

그러면 내일 아침이면 싹 소화가 되서 모든 근심이 사라질 거예요 . 사실 저도 오늘 하도

이 상해서 그럴려고 여기 왔다가 댁을 만났네요 ."라고 말하면서

여인은 호호거리면서 웃었다 .

여인의 음성이 멀리 들리는 거처럼 느껴질만큼 경록이 취했을 때 ,
여인이 경록의 옆에 앉으며 은은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

"만지고 싶으면 만져도 돼요 ."

그 말소리를 들으며 경록의 의식은 점점 어두움 속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

 

아침에 깨지는 거 같은 머리를 깜싸 쥐고 잠에서 깨어난
경록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

다 벗은 그의 옆에 역시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어제 그 여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갑자기 토할 거 같았다 .
역거움을 참지 못하면서 일어서는 경록의 머릿속에
어젯밤  욕망으로 들뜬 자신의 몸짓거리가 생각이 났다 .
그리고 그 몸짓에 죽어라 좋아하던 여인의 모습도 떠올랐다 .

일어서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더 역겨워진 경록은 그만 주저앉으며
그 자리에 한 바가지의 오물을 쏟아 내고 있었다 .

구토를 하던 그의 눈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던 그의 지갑이 들어왔다 .
그는 지갑을 주워들고 수진의 사진을 꺼내들었다 .

수진의 사진을 보면서 한참을 울던 그는
"수진아 , 나는 , 너와 나 , 우리의 미래를 날려 버린 건 너라면서 너를 참 원망도

이 했는데....... 사실은 나도 언제든지 너와의 미래를 날려 버릴 수도 있는

사람이었나 봐 ." 라는 생각에 정말 눈물에 빠져 죽을만큼 울 거 같은 심정으로

가슴을 치고 있었다 .

 

그런데 그때 갑자기 방문이 박살나는 거 같더니
웬 남자와 여자가 들이닥쳤다 .

그들이 낸 굉음에 침대 위의 여인이 ,
"뭐야 ?"하면서 깼는데 , 들이닥친 여인은 침대 위의 여인에게 총을 겨누었다 .

총에서 새파란 광선이 번쩍거렸다고 느낀 순간 ,
경록은 파란 광선에 휩싸여 점점 희미해져 가는 침대 위의 여인을 볼 수가 있었다 .

희미해지던 그녀는 어느새인가 마치 수증기처럼 희미해지더니 사라지고 말았다 .

너무나 놀란 나머지 경록은 자신이 벗고 있음도 잊고 있었다 .

 

여인이 사라지자 , 총을 쏘았던 여인은 함께 온 남자에게
"너는 나가 있어 . 내가 대통령님께 말씀을 드릴 테니까 ."라고 말을 했다 .

대통령 ?이라는 생각을 경록이 할 때 , 그녀의 말에 남자는 방을 나갔다 .

 

"저는 대한민국 타임 시큐러티 가드(TSG)의 강연희 요원입니다 ."
그녀의 말을 경록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

타임 시큐러티 가드는 무엇이고 ,

왜 자신에게 타임 시큐러티 가드 요원이 왔다는 건지 .....
그리고 그녀는 경록에게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


그녀의 말에 따르면 미래에
경록은 대한민국 헌법이 대통령의 중임이 가능하도록 바뀐 이후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 수진은 그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고 한다 .


그리고 경록이 퇴임한 이후
그의 재임 시 치적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거대 세력이
그를 제거하고자 하지만 , 이미 퇴임한 대통령을 제거해 보아야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경록이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를 막기로 했고 ,
그 임무를 띄고 온 것이
침대 위에서 사라진 여인과 또 한 남자인데
그는 경록이 강연희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때보다 일 년전으로 갔다는 것이다 .

 

"그런데 대통령님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건 이수진 님의 내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강연희는 경록을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

 

"그래서 그들은 대통령님과 이수진 님이 결혼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던

거지요 . 그리고 이미 일 년 전에 , 황병남이라는 저들의 수하가 이수진 님을 유혹함

으로써 그 임무에 성공을 했습니다 ."

이야기를 듣던 경록은 어떻게 미래에서 아직 바뀌지도 않은 과거를 알았는지 ,
또 과거가 바뀌었다면 미래도 바뀌었을 터인데 어떻게 강연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 그래서 그걸 강연희에게 물었다 .

 

"저도 몰랐습니다 . 저희 TSG는 저희가 보관하던 타임건의 시제품들 중에 두 개가
발사되었다는 것만 감지했었을 뿐입니다 . 타임건이 발사가 되면 저희 서버에

타임건이 몇 년도를 목적지로 발사가 되었는가가 남으니까요 ...... 그들이 타임건

발사가 저희 서버로 보고된다는 걸 알았었다면 , 단번에 목적 연도로 가지 않고

두 번에 걸쳐서 갔을 것이고 , 그렇게 했었다면 저희 서버에는 과거에서 발사된 타임건의 발사

록은 남지 않았을 거니까 , 저희가 그들을 추적하는 게 불가능했을 건데 , 그들은 그걸

랐기 때문에 목적 연도로 한 번에 왔고 , 저희도 추적이 가능했던 거지요 .
타임건이 도난 당한 이후 저희는 TSG 주변의 CCTV 녹화 기록을 전부 뒤져서 타임건을

훔친 두 남녀를 알게 되었고 , 밖에 있는 저희 남자 요원은 황병남을 따라서 , 저는

방금 전에 사라진 여인을 추적해 온 겁니다 . 그런데 저희 요원이 일 년 전에 황병남

제거에 실패를 했답니다 . 그렇지만 저희 요원은 제가 도착할 장소를 알고 있었기에

무에 실패를 하고도 일년을 과거에 머물면서 , 여기 도착한 저에게 그간의 일을 말해

주었습니다 . 그의 보고를 듣고 저도 그들이 노린 게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 거고요 ."

 

"그렇다면 사라진 여자는 왜 저를 유혹한 거죠 ?

이미 황병남이 임무에 성공을 한 건데 ?"
강연희의 설명을 들은 경록이 물었다 .

"그들은 저와 제 요원처럼 만날 생각을 못한 거죠 . 그래서 황병남이 임무에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대통령님도 유혹을 한 거고......."

뒷말을 흐리던 강연희는 경록에게 ,
"이제 제가 대통령님에게 중요한 임무를 드리려고 합니다 . 대통령님께서는 황병남이

이수진님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었던 그 첫 만남의 시간대로 가서 황병남을 제거해야

합니다 ."라고 말을 했다 .

 

"당신들 , 요원들이 그 일을 하면 되잖아요 ?"
경록의 물음에 강연희는 ,
"대통령님 , 이수진님과 대통령님 모두 저들의 유혹에 넘어가서

미래는 바뀌었습니다 . 저희가 이 시간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서는

직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 저희가 시공간 이동을 하게 되면

저희는 바뀐 과거의 영향으로 저희 임무가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

그래서 바뀐 과거의 기억을 지닌 대통령님께서 시공간 이동을 해야만 해야 할 일을 기억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겁니다 ."라고 말을 했다 .

 

경록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강연희는
"경록 씨 , 수진 씨를 영원히 잃고 싶나요 ?"라고 힘주어 물었다 .
그 물음에 경록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

"그런데 제가 과거로 가서 황병남을 제거하고 나면 지금 여기에 있는 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지금의 대통령님과 현재의 저는 선택되지 않은 우주에 머물게 될 겁니다 ."라고
강연희는 경록의 물음에 답을 했다 .

 

"제가 할 일을 알려주세요 ."
경록의 말에 강연희는
"대통령님이 과거로 도착하게 되면 , 우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시면
이수진 님이 보일 겁니다 . 이수진 님을 보시고 하나 , 둘 , 셋을 센 후에 왼쪽을

면 황병남이 보일 겁니다 . 이게 대통령님이 보게 될 황병남이 모습이니

기억하십시오 ."라고 말하면서 강연희는 황병남의 사진을 경록 앞에 내밀었다 .
 

황병남은 검은 가죽 잠바를 입고 , 머리에는 노란 염색을 하고 있었다 .

"황병남을 보게 되면 그를 향해 제가 주는 이 총을 쏘십시오 . 그러면 그는 아까 침대

위에서 사라진 여인처럼 사라질 것이고 , 그렇게 되면 대통령님과 이수진 님은 함께

하게 되는 겁니다 ."

경록이 총을 받아들자 강연희는 경록에게 총을 겨누고 파란 광선을 쏘았다 .


3 . 과거 또는 현재 .

 

경록은 갑자기 눈이 부시다고 느꼈다 .
부신 눈을 비비며 앞을 보니 그와 수진이 다니던 대학교 앞의 거리였다 .

붐비는 인파 속에서 우윳빛 냄새를 느끼며 그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수진이 보였다 .

 

하나 , 둘 , 셋 .

 

너무 오랜만에 보는 수진의 모습에서 눈을 떼기 싫었지만 ,
그의 마음 속에서 셋이 세어지면서 그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노란 머리의 아래로 가죽 잠바가 그의 눈으로 쏙 들어왔다 .
그는 황병남을 향하여 총을 겨누고 새파란 광선을 발사했다 .
광선은 황병남에게 명중을 했고 , 그는 침대 위에서 사라진 여인처럼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

임무 완료 .

 

그는 황급히 고개를 다시 오른쪽으로 돌렸다 .
수진이와 눈이 마주쳤다 .
수진이는 놀란 토끼 눈 같은 눈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
그는 수진이에게 손이라도 한 번 흔들어 주고 싶었다 .
흔들려고 내미는 그의 손에 그도 놀라고 말았다 .
그의 손이 마치 살색을 살짝 칠한 셀로판지처럼 투명했다 .

황병남이 사라지자 경록도 사라지기 시작한 거였다 .

전화를 꺼내드는 수진의 모습이 보였다 .

 

"경록아 ? 어디야 ? 응 ? 학교 ? 나두 학교 가는 길인데 , 꼭 여기서 너를 본 거

같아서 , 그래서 전화해 봤어 ... 기다려 . 금방 갈게 !"

 

과거의 그에게 전화를 하는 수진의 모습을 보면서 ,
"선택되지 않은 우주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였구나 .... 수진아 ! 행복해야 돼 !"

라고 경록은 말했다 .
경록이 완전히 사라진 그 자리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다 .

반응형

댓글